포스코·한미글로벌 “아빠 회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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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lShe | Posted on June 01st, 2011 at 09:15 by DollShe | Modify


지난 4월 한미글로벌 춘계 단합대회에서 김종훈 회장이 이한호 부장 아들 이창헌 군(7)과 함께 무대 위에 선 모습.

매경이코노미는 가족친화기업을 유형별로 나눠 베스트5를 선정했다. 5가지 유형의 모범 사례는 △자녀 출산·양육지원제도가 탄탄한 기업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유지시켜주는 기업 △유연근무제도가 잘돼 있는 기업 △가족친화 복리후생이 뛰어난 기업 △여성이 근무하기 좋은 기업이다. 이들 회사 사례에서 가족친화기업의 진정한 모델을 모색해볼 수 있을 듯하다.

자녀 출산·양육지원제도 한미글로벌
·제도 : 출산 시 무조건 6개월 휴직, 다자녀 출산 장려금 지원
·효과 : 장기 근속 유도, 우수 여성 인재 확보

“우리 회사에 결혼추진위가 있다는 걸 아셨나요? 결혼을 장려하고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캠페인이 열리죠. 그뿐인 줄 아세요? 아예 웨딩컨설팅업체와 제휴해 결혼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직장이 천국이 될 수 있을까.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자신 있게 말한다. 한미글로벌 직원들은 천국으로 출근한다고. 도대체 한미글로벌은 무엇이 다른 걸까. 일이 편한 건 아니다. 다른 기업보다 업무 강도가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 않다. 직원들이 회사에 만족하는 건 다름 아닌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김종훈 회장부터 직원들을 직접 챙긴다. 2009년 한미글로벌은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가정이 평안해야 한다”며 결혼부터 출산, 육아, 가정 생활 전반에 복지 혜택을 부여하기에 이르렀다. 그해 한미글로벌은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출산 장려금, 자녀 교육비 지원 등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꼽혔다.

출산하면 최소 6개월 쉰다

실제로 김종훈 회장은 저출산 문제를 안타까워하며 직원들에게 자녀를 많이 출산할 것을 권장했다. ‘다자녀 출산 우대 장려금’ 지원도 이 같은 취지에서 도입됐다. 셋째 자녀가 태어나면 200만원, 넷째는 500만원을 지원한다. 첫째, 둘째 자녀를 낳았을 때도 각 50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쌍둥이 아빠’로 유명한 신영환 공공영업팀 과장(36)은 이 제도의 첫 번째 수혜자다. 지난 5월 신 과장 가정에는 남자 쌍둥이 재혁, 유혁이에 이어 예쁜 딸이 태어났다.

“요즘에는 다자녀가 부의 상징이잖아요. 지금 당장은 아이들이 많아서 경제적으로 약간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 가장 큰 자산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출산 장려금만으로 다자녀 출산을 권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한미글로벌에서는 ‘무제한 자녀 학자금’ 제도를 운영 중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자녀 수에 상관없이 교육비를 지원해준다. 교육비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주기 위함이다.

육아휴직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많은 기업이 육아휴직제도를 갖고 있지만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미글로벌에선 최소 6개월 이상 쉴 각오를 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육아휴직 기간 중에는 월 10만원씩 수당을 지급한다. 현재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인 안선주 기획인사팀 대리(34)는 다음 달 출산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사실 여직원들은 출산, 육아 문제로 직장 생활을 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잖아요. 이번 기회에 회사에서 허락하는 최대 기간인 12개월간 육아휴직을 가지려고 해요. 아기가 태어나면 육아에도 힘쓰고, 개인적인 계획도 세우며 앞으로 출산 계획을 갖고 있는 사내 여직원들에게 좋은 사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0세에서 만 3세까지 영아를 둔 여성 직원들을 위해 탄력근무제도 도입했다. 출근 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 놓고 오거나, 저녁에 데리러 가기 위해선 출퇴근 시간이 다소 유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글로벌은 출퇴근 시간에 1시간 범위 내에서 탄력근무를 실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입양자녀에 대해서도 동일한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 육아휴직부터 출산휴가, 탄력근무제, 출산장려금 등이 똑같이 제공된다.



일과 삶의 균형 포스코
·제도 : 4조 2교대, 안식휴가제도
·효과 : 야간 근무일수 감소, 휴무일 증가, 상하 소통 활발

포스코는 지난 4월 16일부터 현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 2교대 근무제를 확대 시행했다. 지난해 10월부터 4조 2교대 근무제를 시범 운영했고 이후 직원 설문 결과 60% 이상이 새로운 근무 형태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포스코는 4조 3교대로 근무해왔다.

4조 2교대는 근무조를 4개로 나눠 하루 2개조가 12시간 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형태다. 낮 근무는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야간 근무는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한다.

기존 4조 3교대에 비해 하루 근무 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휴무일도 103일에서 190.5일로 같이 증가한다. 연간 근무 시간을 따지면 1920시간으로 기존과 같다. 4조 2교대 방식은 이미 선진국에선 정착된 근무 형태. 국내에서도 대한제강, 동부제철, 유한킴벌리 등이 발 빠르게 도입했다.

한 포스코 현장 직원은 “3교대를 하면 하루 8시간씩 5일 주기로 돌아간다. 이럴 경우 야간 근무를 5일 동안 연달아 할 수도 있다. 반면 4조 2교대는 이틀을 야간 근무하면 나머지 2일을 충분히 쉴 수 있기 때문에 피로도 덜하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 좋다”고 말했다.

한 달 휴가 임원이 먼저 써

4조 2교대 근무는 4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간 2일, 야간 2일 근무 뒤 4일을 쉬는 4일 주야 혼합 방식을 비롯해 3일 주기(주간 3일·휴무 3일·야간 3일·휴무 3일), 4일 주기(주간 4일·휴무 4일·야간 4일·휴무 4일), 2~3일 혼합주기 등이다.

포스코 측은 4조 2교대 시범 운영을 통해 야간 근무일수 감소, 휴무일과 여가 시간 증가 등 장점이 많고 상하 직원 간에 소통 기회도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장성환 포스코 상무는 “4조 2교대로 직원들의 집중 근무와 충분한 휴식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었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다양한 여가 활용과 자기 계발로 지식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오는 10월부터 투표를 통해 전체 공장을 4조 2교대 근무 체제로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휴가를 제대로 쓰기 위해 2009년부터 안식휴가제도를 도입했다. 안식휴가는 근로자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휴가일수를 연달아 탄력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도화한 휴가 프로그램이다. 본인이 그동안 안 쓴 의무 휴가일수가 있으면 이를 누적 합산해 적게는 한 주에서 길게는 한 달 동안 쉬는 방식이다.

가령 1년 기본 휴가일수가 10일인 직원이 이 중에서 3일만 썼다고 하면 다음 해에 언제라도 남은 7일을 쓸 수 있다. 특히 근속연수가 긴 직원일수록 안 쓴 휴가일수가 많기 때문에 한 달 동안 휴가를 쓸 수 있다. 포스코에선 따로 ‘창의, 충전휴가(Idea Vacation)’라는 이름을 붙였다.

신민영 포스코 조직제도개선그룹 과장은 “안 쓴 휴가를 모아 쓴다는 측면에서 기존 휴가제도와 크게 다를 게 없지만 한 달 정도의 장기 휴가를 공식화하고 위에서 먼저 쓰도록 했다. 부서 그룹장들에게 휴가를 부서의 경영 목표로 삼도록 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과거보다 덜 눈치를 보고 휴가를 다녀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연한 근무제도 쎄트렉아이
·제도 : 탄력근무제, 1년 안식년제 (10년 차 이상)
·효과 : 지난 10년간 평균 이직률 4% 초반

쎄트렉아이와 아랍에미리트 EIAST 연구진들이 2년간에 걸친 인공위성 제작 후 발사장으로 가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인용 쎄트렉아이 선임연구원(35)은 3살, 5살배기 아이들이 있다. 한창 병원에 드나들 나이다. 박인용 씨 아내는 공무원이다. 근무 시간 중에는 아이들을 위해 별도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맞벌이 부부라면 누구나 겪는 애환이기도 하다. 박 씨 부부도 맞벌이 부부라 이 같은 고충을 피할 길이 없다.

그래도 아이들이 아플 때 박인용 씨 아내는 걱정을 덜고 출근길에 오를 수 있다. 박 씨가 오전 출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 팀장이나 팀원에게 미리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박 씨가 근무하는 곳은 인공위성제조업체인 ‘쎄트렉아이’.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인공위성을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220억원. 연구 중심 기업이다 보니 한 번 연구나 업무에 몰입하면 퇴근 시간을 넘겨 야근을 하기가 일쑤. “영감이 떠오르거나 ‘필(feel)’이 꽂히면 밤을 새서라도 연구해야 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출근하라고 한다면 밤늦게까지 연구하는 게 부담되잖아요. 다행히 회사에서는 팀장에게 보고하면 오전 11시가 됐건 12시가 됐건 알아서 출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당당히 지각합니다”

자유로운 출퇴근 문화는 박성동 사장의 아이디어다. 연구소보다 더 연구소다운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박 사장은 “우리가 뽑은 우수한 직원들에게 아침 9시까지 출근하라고 하는 것은 오후 6시에 퇴근하라는 것과 같다. 우리 직원들은 스스로가 지켜야 할 원칙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관리를 하지 말자’라는 것이 경영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숙련된 전문인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 특성상 직원들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해줄지가 회사의 과제였다. 퇴직했거나 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에도 본인이 원하면 파트타이머나 사업적 계약파트너로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쎄트렉아이가 200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외부에 조직진단을 의뢰했을 때 자율적인 근무환경 부분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지난 10년간 평균 이직율도 4%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쎄트렉아이의 자랑은 자유로운 출퇴근뿐이 아니다. 박 사장부터 자유롭게 휴가를 쓰기 때문에 직원들도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간다. 프로젝트가 장기간 진행되는 경우 휴가를 제때 쓸 수 없기 때문에 한꺼번에 몰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 올해로 8년 차인 박인용 씨는 15일 휴가를 붙여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쎄트렉아이는 5년 근무 시 15일, 10년 이상 근무 시 30일 유급휴가를 보장한다.

안식년 제도도 빠질 수 없다. 지난해 쎄트렉아이는 안식년제를 도입했다. 10년 차에 접어든 직원들이 1년간 회사를 쉬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무급이긴 하지만, 엔지니어들에겐 안식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공부하거나, 경영 관리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1년간 MBA 과정을 듣는 엔지니어들도 있다. 강창완 경영관리팀 과장은 “안식년제를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직원의 리프레시(Refresh)를 통한 창의적인 업무 수행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친화 복리후생 삼성증권
·제도 : 임직원 가족 초청행사, 가족 사회봉사
·효과 : 회사 자긍심 제고, 가족 관계 증진, 이직률 감소

삼성증권은 최근 워커힐호텔에서 디너쇼 초청행사를 열었다.

초청자는 투자자도 임직원도 아닌 임직원의 부모들. 130명의 임직원 부모들은 가장 좋은 R석에서 디너쇼를 관람했다. 행사 전에는 본사 견학 코스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부모를 초청한 임직원들은 영상편지를 만들어 어른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인, 장모를 초청한 정만권 삼성증권 과장은 “아내랑 맞벌이를 하다 보니 장인과 장모님이 어린 두 딸을 돌봐 주곤 했다”며 “바쁘다는 핑계로 고맙다는 얘기를 제대로 못 했는데, 이런 기회가 있어 두 딸, 아내와 함께 영상편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초청행사는 2008년부터 시작해 매년 5월마다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부모를 모시는 행사를 개최했고, 그 전에는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초청행사를 마련했다. 지난해 초중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230명 직원이 그 대상이었다. 행사 참가 경쟁률만 해도 3 대 1에 이를 정도로 높다.

행사를 주최한 이형래 신문화팀 차장은 “부모와 자녀에게 회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가족과 임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자는 취지인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다. 좋은 회사를 다닌다는 칭찬을 가족에게 직접 들어 힘이 난다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자녀 친구까지 초청하는 행사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사회봉사활동

삼성증권은 2004년 훌륭한 직장 만들기(GWP·Great Work Place)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2007년부터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갔다. 증권사 특유의 개인주의 경향과 무미건조한 조직 분위기를 바꾸자는 뜻에서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로 GWP지수를 측정한 결과, 2004년 직장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3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71%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전했다. 이직률도 6.9%로 낮다. 이 차장은 “증권업종 평균이 약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회사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해 임직원 자녀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회사가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에 자녀들을 참가시켜 부모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다.

또 학생들이 실제 봉사활동을 이수할 수 있어 일석이조란 평가다. 중고생은 봉사캠프를, 초등학생은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김혜진 주임은 “매년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직원들 자녀도 서로 친해지면서 직원 가족끼리도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이 근무하기 좋은 페덱스코리아
·제도 : GFT(Guaranteed Fair Treatment), SFA(Survey, Feedback, Action)
·효과 : 원활한 의사소통, 승진·부서이전 용이, 근무환경 개선

페덱스코리아는 이미 매일경제신문·에이온휴잇 선정 ‘최고의 직장’ 시상식에서 여성친화기업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이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물류업체 유일한 여성CEO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물론 대표가 여성이라 여성 친화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페덱스코리아에 주목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채은미 사장은 “페덱스의 중심에는 인간 중심 핵심 경영 철학인 PSP(People-Service-Profit) 철학이 있다. 이는 모든 경영에서 사람을 최우선으로 놓고, 그 다음으로 서비스와 수익을 추구하는 페덱스의 기업 정신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인사정책에서 출신이나 학벌, 성별을 따지지 않는 건 이런 철학이 있어서다”라고 소개한다. 이런 회사 철학 덕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사장 중 43%, 관리자 레벨의 29%가 여성이다.

여성 중심 철학 이외에도 강점은 많다. 주 40시간 근무를 철저히 준수하고 육아휴직제도도 탄탄하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건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대표적인 제도가 GFT(Guaranteed Fair Treatment)다. 한마디로 모든 직원이 동일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된 프로그램이다. 직원이 근무 중 나이, 성별, 인종, 학력 등으로 불공정한 대우 혹은 징계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경우 이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고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

SFA(Survey, Feedback, Action)제도도 눈길을 끈다. 전 직원 대상의 설문제도로 매년 1회 실시된다. 직원들이 매니저와 경영진, 회사에 대한 평가를 통해 회사의 서비스와 근무환경 개선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내 직원을 우선 대상으로 한 부서지원제도도 여성 직원들이 기를 펴는 데 기여한다. 공석이 있을 때 제일 먼저 사내 게시판, 인트라넷에 공고해 지원자를 뽑기 때문에 승진, 부서 이전의 기회를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다. 오픈도어(Open Door)제도 역시 여성 직원들이 선호한다. 사장실을 포함해 모든 매니저 오피스의 문은 항상 열어둔다는 것. 채은미 사장은 “직원 누구나 지나가며 인사를 하거나 혹은 업무와 관련된 제안을 할 수 있고 상담을 원하는 경우 언제든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라고 소개했다.



외국계 기업 사례
재택근무·양육지원제도 보편화


지난해 7월 한국다우코닝 직원들이 목표 매출 달성을 기념해 축하파티를 열었다.

가족친화기업이라 하면 국내기업보다 외국계 기업을 먼저 떠올리기가 십상이다. 그만큼 외국계 기업이 직원들의 복지에 더 신경을 써 왔기 때문이다.

가족친화기업을 유형별로 나눠봤을 때, 유연근무제도가 우수한 외국계 기업은 어디일까. 매경이코노미와 에이온휴잇은 한국다우코닝을 꼽았다. 유연근무제도가 우수한 국내기업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다우코닝은 글로벌 기업의 특성상 탄력근무제 도입이 불가피했다. 미국, 유럽 지역과의 시차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낮 시간보다는 야간에 할 일이 많다 보니 직원들의 생활 리듬이나 상황에 맞춰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야간에 많은 전화회의나 본사와의 업무를 집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홈 오피스(Home Office) 프로그램은 언제 어디서든 근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회사는 단지 연간 업무 계획을 철저히 지키게 함으로써 자율성을 주면서도 업무 성과를 관리한다.

손범석 한국다우코닝 마케팅부장(43)은 2005년부터 재택근무를 해오고 있다. 회사에 업무가 있으면 출근하지만, 전화회의가 많거나 집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면 집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5년 넘게 재택근무를 해오며 업무 효율성은 더욱 높아졌다. 손범석 부장은 “외국 사람들과 전화회의가 많아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회사에서 배려해 준 덕분에 유연하게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아침에 아내를 도와 두 자녀의 등교를 돕는 것도 재택근무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전했다.

자녀 출산·양육지원제도 우수기업에서는 SC제일은행이 가장 앞선다. 한미글로벌이 국내에서 단연 최고의 기업이라면, SC제일은행은 외국계 기업 중에서 최고다. 휴가 기간 동안 급여의 100%를 지급하는 것도 SC제일은행의 자랑. 육아·출산 관련 특별휴가로 110일을 쉴 수 있다. 자녀를 출산하면 100만원의 경조금도 지급된다.

특이한 점은 불임 직원의 임신을 위해 1년간의 불임휴직이 있다는 것. 아울러 불임휴직 직원과 배우자에 대한 불임시술 비용을 지원해준다. 연간 100만원 범위 내에서 3년 동안 지원된다.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가진 직원이 자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원할 경우 2년 이내에서 자유롭게 휴직을 할 수 있다.



어떻게 선정했나
여성가족부 기준에 ‘현실성’ 가미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된 페덱스코리아 채은미 사장(왼쪽)이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기업’의 평가 기준을 참조했다. 여성가족부는 산전후휴가, 육아휴직제 등의 법규사항을 충족하고 근로자 본인과 배우자 출산 지원, 탄력적 근로 시간제 등의 가족친화경영제도가 있는지, 임직원 만족도는 높은지 등을 고려해 가족친화기업을 선정한다. 100점 만점에 60점(대기업은 70점) 이상을 얻으면 공식적으로 인증해준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기준 가운데 일부는 기업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때문에 매경이코노미는 매년 매일경제신문과 에이온휴잇이 주관해 선정하는 ‘최고의 직장’ 평가항목 가운데 가족친화 관련 부분을 떼어내 평가 기준으로 추가했다.

유연근무제도 우수기업은 원격근무가 가능한지, 퇴직 전 파트타임 전환이 가능한지 등을 따져 골랐다. 자녀출산·양육지원제도 우수기업은 법정 기준일 이상의 (남녀)출산휴가를 제공하는지와 다른 회사와는 차별적인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는지를 고려해 벤치마킹할 만한 회사 2곳을 선정했다. 여성이 근무하기 좋은 기업은 여성의 성과몰입도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가족친화 복리후생 우수기업은 직원들의 복리후생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따졌고 여성·남성 출산휴가제도가 있는지, 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고려했다. 기업단체보험이 있는지, 배우자의 건강검진을 보장하는지도 검토 대상이다. 일과 삶의 균형 우수기업은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을 선정했다. 가족관계 증진·여름휴가 콘도 지원 프로그램 등 가족을 중시하는 내부 문화와 제도가 있는지도 추가적으로 고려했다.

[김범진 기자 / 박수호 기자 / 김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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